우리의 몸과 마음은 완전한가?

 

 

 

 

진화는 엉망진창까지는 아니어도,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척추는 오류가 있다. 한 개의 기둥으로 전체 몸무게를 지탱하는 척추는 엄청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네 개의 기둥이 균등하게 엑스자로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몸무게를 분산해 지탱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럼 자연은 왜 이런 오류를 만들었을까? 진화 과정이 영리하지 않았고, 인색해서 그런 것인가? 

 

그것은 척추가 우리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구조가 네발짐승의 척추에서 진화했기 때문이다. 불완전하게나마 일어서는 것이 아예 일어서지 않는 것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진화는 언제나 완벽한 것은 아니다. 어떤 변화가 곧바로 개선을 불러오지 않으면, 유기체는 최적 상태가 아니라 그때까지 진화한 그 지점에서 멈춘다. 이것을 노벨상 수상자인 허브 사이먼은 '적당히 만족하기'라 불렀다.

 

물론 이런 결과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아름답고 세련된 것일 수도 있다.

 

이렇듯 진화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날림으로 된 측면과 절묘한 측면이 공존한다.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오늘날의 일부 정치적 갈등이 세계대전 뒤에 체결된 조약들에서 비롯한 것처럼, 오늘날의 생명현상은 이전 생물들의 역사에서 비롯한 측면이 있다. 지금 존재하는 형태들은 이전 형태들의 수정판일 뿐이다. 

 

즉, 진화는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보다는 이미 있는 것에 수정을 가하면서 작업하는 경향이 있다. 진화의 관성인 셈이다.

 

자연선택은 당장 이로운 유전자들을 선호하고 장기적으로 더 나을지도 모를 대안들을 폐기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당장 생존하기 위해 사용한 편법이 내일 문제가 되더라도 말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는 끊임없이 생존하고 번식해야만 하기 때문에 진화를 통해 최적의 체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있다. 생물의 작동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옛 것에 새 것을 쌓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도 오류가 있다. 

 

위 설명을 통해 몸이 그런 것은 알겠는데 마음도 그렇다는 것은 두 가지 강력한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인간의 진화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기껏해야 몇 십만 년을 살아왔다. (박테리아 30억 년, 포유동물 3억 년) 언어, 복잡한 문화, 사려 깊은 사고력 등은 생긴 지가 겨우 5만 년쯤 되었을 것이다. 

 

이는 진화의 표준에 비교해 볼 때, 결함을 제거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지만, 이전 진화의 관성이 축적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둘 째는 인간 유전체의 성질에 관한 것이다.

 

인간의 유전체와 침팬지이 유전체는 98.5%가 동일하다. 이것은 인간 유전물질의 거의 대부분이 언어도 없고 문화도 없고 사려 깊은 생각도 하지 못했던 생물의 단계에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이것은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특성들, 즉 언어, 문화 등 우리를 인간으로서 가장 뚜렷이 정의해주는 특성들이 원래 매우 다른 목적에 적합한 유전적 토대 위에 세워졌음을 의미한다.

 

그럼 이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가 진화해온 역사에 대해 특별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는 완전한 것에서는 여러 요인들 가운데 어떤 것이 이상적인 해결책을 낳았는지 분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알게 되면, 즉 불완전한 것에서는 그것이 처음에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쉽게 알 수 있을 때가 있다. 

 

둘째로 이러한 오류들은 우리를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에 대해 단서를 줄 수 있다.

 

우리에게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 우리가 진화해온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들여다볼 때, 우리의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고귀한 우리의 마음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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